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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헤르만헤세 치유의 그림들✧ "미디어아트 전시를 처음 접하다"

by tatataෆ╹ .̮ ╹ෆ 2018. 12. 30.

[전시] ✧헤르만헤세 치유의 그림들✧

"미디어아트 전시를 처음 접하다"

 

 

매우 오랜만에 남편과 전시관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이니 어떤 전시를 볼까 고심하다 <헤르만헤세 치유의 그림들>전을 골랐습니다.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전시가 많길래 평소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작가로만 알고 있던 헤르만헤세가 생전에 그림도 그렸다고 하니 호기심이 더 당겼지요.

 

 

 

헤르만 헤세를 만나기 위해 무려... 일산에서 광명까지...ㅎㅎ

 

네이버에서 할인하는 표를 구매하니 20% 가까이 할인을 받았습니다.

요즈음엔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할인된 표를 살 수 있어 참으로 편리합니다.

 

오디오가이드는 매표소에서 어플을 다운받으면 됩니다. 가격은 2000원.

필요하신 분은 미리 개인 이어폰을 챙기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헌데 오디오가이드를 들어보니...

god 데니안의 목소리이니, 데니안의 팬인 분만 빌리면 될 것 같습니다.ㅎㅎ

 

 

 

곳곳에 사진 찍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시가 전반적으로 깊이는 없었는데(ㅎㅎ) Photo Spot(이라고 벽에 써있음)이 많아서

SNS와 셀카를 좋아하는 이들이 오면 참 좋을 것 같았습니다.

 

 

 

미디어아트 전시라는 게 빔프로젝터를 쏘는 것이더군요.ㅎㅎ

점점 옛날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 감상하는지 몰라 당황스러웠습니다.

 

헤세의 그림 170여점이 공개된다고 했는데... 실제 작품을 말하는 게 아니었군요!

 

헤세의 붓터치를 느끼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지만...

미디어아트 전시를 처음 접했으니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위안을... 쥬르륵

 

 

 

헤세의 작품들을 감상하기는 접어두고...

전시 공간이 어떻게 꾸며졌는지를 보기로 목적을 바꿨습니다.ㅋㅋㅋ

 

색감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

텅빈 공간에 나무와 발을 활용해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참고로 놀라지 마세요.

저 방의 주제는 '헤세의 정원'이지만 빔프로젝터 3개 띄어 놓은 것이 전부랍니다!

 

 

 

다른 방에선 헤세의 사진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도 역시나 Photo Spot이라고 써있던 걸 보면 SNS 사진을 위한 공간...ㅎㅎ

 

이 사진 중 몇 장만 추려서 오디오가이드 설명을 해줬다면 좋았을텐데요:^)

 

 

 

이 곳은 헤르만 헤세가 출간한 책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입니다.

그림전인데 그림은 대부분 빔으로 책들을 실물을 전시하는... @.@

이 쯤 되면 그림전에 온 건지 박물관에 온 건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ㅎㅎ

 

이 방에서 헤세의 시낭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연히 독어로 읽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무거운 저음에서 헤세의 연륜이 느껴졌습니다.

 

 

 

전시에서 아주 귀한(전시용으로 만든 모조품일 것 같지만) 헤세의 손길이 느껴지는 그림이었습니다.

 

헤세는 마흔이 넘어 우울증을 앓기 시작하는데... 치료하는 과정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인에게 보내는 엽서에 그린 그림이 매우 소담하고 귀엽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헤세 자신의 모습입니다.

 

세계대전이 끝나 절망이 만연한 시대에 소설로 한 획을 그은 헤르만 헤세가

저 작은 종이에 명암까지 넣으며 물감을 칠했을 것을 상상하니...

같은 시대를 산 적도 없는 거장이 귀엽게 느껴지면서도 삶을 가꾸는 법은 저렇게 작고 사소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나왔는데 추가로 더 관람할 수 있는 방도 있네요.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해리포터에 나올 것처럼 신비롭게 꾸며진 공간...ㅋㅋ

 

 

 

제 키를 넘는 책도 있었습니다.

 

헤세의 시가 적혀있었는데 한번 남겨봅니다.

 

 

생의 계단

 

헤르만 헤세

 

 

모든 꽃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하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우리를 부르는 생의 외침은 결코 그치는 일이 없으리라.

그러면 좋아,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배는 항구에 있으면 안전하지만, 항구에 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호주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거장 소설가도, 오랜 속담도 알려주는 지혜가 왜 이토록 실천하기 어려울까요.

 

 

 

전시의 마지막은 역시 기념품샵이죠?

 

 

 

 

 총평

 

거장 헤르만헤세의 그림과 메시지를 감상하고 싶어서 이 전시를 골랐습니다만...

 

헤세의 메시지는 헤세 책을 읽으면 알게 되고

헤세의 그림을 보고 싶다면 집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되고

헤세를 좋아하고 SNS용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오면 되겠습니다.ㅎㅎ

온라인에 나와 있는 홍보처럼 진중하게 헤세를 느끼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킬링타임 영화를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를 보고 싶은 분,

아이와 함께 전시를 보고 싶은 분께 추천드립니다!

저는 기대도 많이 했고 멀리서 찾아간지라ㅠㅠ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요새 많은 이유를 깨달은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작품을 대여해올 필요없이 저작권만 빌려서 빔으로 쏘면 전시가 완성되니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인데다가

반고흐, 헤르만헤세 등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이라면 홍보하기도 아주 쉬우니...

상업 전시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을 듯 합니다.ㅎㅎ

게다가 미적 효과를 때려 박은(ㅎㅎ) 영상을 벽에 쏘는데 멋이 없을 수가 없네요.

미술의 대중화에는 큰 기여를 할 것 같습니다.

 

 


 

헤르만헤세 전 앞에 일러스트레이터 오리여인의 개인전도 하고 있었습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그림이 가득했는데, 같이 둘러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시 끝나고 우연히 빵집에 들렀는데 너무 맛있어서... 전시를 보고 아쉬웠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습니다.ㅋㅋ

이학순 베이커리.

이미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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