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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근교여행, 밧짱 도자기마을의 고즈넉함에 풍덩 빠진 날! 도자기 쇼핑은 덤~

by tatataෆ╹ .̮ ╹ෆ 2019. 12. 21.

 

작년에 호안끼엠에서 어느 기념품샵을 갔다. 엄청 예쁜 머그잔과 찻잔이 많았다. 사고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왠지 개발도상국의 도자기를 믿어도 되나~ 싶은 마음에 사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하노이 근처에 엄청 유명한 도자기마을이 있었다. 이름하여...

 

밧짱(Bat Trang)!

 

우리나라 경기도 이천이 도자기의 명지이듯, 베트남 북부에는 밧짱이 있다.

호안끼엠에 파는 찻잔들이 예쁘고 고급진게 많길래 원산지인 밧짱 도자기마을에 직접 가보고 싶어졌다.

 

 

 

알록달록한 깃발이 날 반겨줬다.ㅎㅎ

 

 

 

  잠시 배워보는 밧짱의 역사  

무려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밧짱. 밧짱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서 11-12세기부터 중국의 도자기 제작기술을 받아들였다. 14~16세기에 독창적인 도자기술을 개발하고 전성기를 맞이해서, 필리핀 등 주변 국가를 비롯해 비교적 먼 일본에까지 수출할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18세기 쇄국정책과 20세기 프랑스식민지를 거치면서 현재는 많이 쇠퇴한 상태. 그러다 30여년 전 문화개방 정책이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덧붙여 아는 척 해보는ㅋㅋ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  

일반적으로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에 포함시키지만, 사실 문화적으로는 중국, 한국, 일본이 속한 동아시아에 가깝다. 한자를 쓰고 불교, 유교를 믿는 등 현대사를 제외하곤 평생 중국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지금 쓰는 로마자도 처음부터 로마자를 쓴 게 아니라, 2천 년 넘게 한자를 문자로 쓰다가 프랑스 식민통치를 받으며 1910년대에 강제로 로마자가 도입됐다. 독립이후 다시 한자를 쓰려했으나 여러 문제로 그냥 로마자를 쓰는 걸로 결정돼 지금에 이르렀다!

 

 

 

밧짱의 흔한 거리풍경

 

 

 

밧짱 가는 방법은 보통 2가지가 있다.

 

1. 그랩 : 호안끼엠에서 40여분 정도 걸린다. 가격은 편도 7~8천 원.

2. 버스 : 롱비엔 버스정류장에서 47A를 타고 50여분 정도 걸린다. 가격은 편도 350원.(๑°⌓°๑)

 

마이리얼트립 같은 데에서 패키지 상품도 있던데, 패키지로 올만한 데는 아닌 듯하다.

 

 

나는 꼼수를 발휘하여 집근처에서 이온몰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이온몰을 가서(밧짱과 가깝다) 그랩을 타려고 했으나, 올해부터 셔틀버스 없어짐. ( Ĭ ^ Ĭ ) 그냥 그랩 불렀다. 미딩 한인타운에서 밧짱 도자기마을까지 1시간 정도, 차비는 12,000원이 나왔다. 

 


 

 

그리하여 도착한 밧짱 도자기 마을!

 

예쁜 수저나 작은 그릇, 머그를 사는 게 이 날의 목표~

 

 

 

선명한 하늘색 집이 귀여웠다!

 

 

 

 

마을 길을 따라 이런 도자기 가게들이 쭈욱 이어져있다. (들어가기가 부담스럽게 생겼다.ㅎㅎ)

 

 

 

요런 장식품도 판다!

 

 

 

어느 가게에 쌓여있는 잔들. 너무 예뻐서 가격을 물어보려 했지만 도매로 파는 것 같기도 하고 직원도 바빠보여서 말았다.

 

 

 

도자기 마을에서 나름 유명한 Delicious Ceramics. 개인 도자기 공방인데 분위기가 좋고 예쁜 게 많대서 기대했는데 흠.............ㅎㅎ

 

 

 

트럭과 작은 경운기(?)가 많이 돌아다녀서 먼지가 심했다.

 

 

도착하자마자 알록달록한 깃발들과 눈부신 햇빛으로 첫인상이 좋았다.

 

그러나 조금 거닐다보니, 생각과 달리 길에 사람이 잘 없고 도자기를 운반하는 차량만 많이 돌아다녔다. 먼지도 많이 날렸다. 관광 온 사람은 나 뿐인 것 같은 느낌...? 가게들도 불을 안 켠건지 문을 안 연건지 실내가 어둡고, 손님을 받는 건지 아닌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도매만 취급하는 느낌도 들어서 가게 안에 들어가 물건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평일이라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도자기 사는 건 포기하고 동네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이 들어, 어느 현지인이 걸어들어간 샛길을 따라 들어갔다.

 

 

샛길에 들어가니, 이건 말그대로 '마을'이었다.ㅎㅎ 그런데 그저그런 마을이 아니라, 되게 아늑하고 정이 느껴졌다. 하노이는 아무래도 도시라 골목도 좁고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삭막한 기운이 있는데, 밧짱 도자기 마을은 주택도 많고 여유가 물씬 느껴지는 동네였다. 두세 명의 아이들이 축구하며 노는 모습도 보고, 책가방 멘 아이가 자전거 타면서 지나가기도 하고. 어떤 기쁜 일이 있는지 잔치를 연 집도 있었고,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집에 꽃도 화려하게 자라고 있었고, 고운 색으로 페인트칠 된 집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

 

그 와중에도 여기가 도자기마을임이 분명했는데, 곳곳에 도자기 공장이 있고, 집 마당 한 켠, 골목길 한 켠에 온갖 도자기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도자기와 관련된 일을 한다던데 그 말이 사실임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ㅎㅎ 특히나 도자기에 색을 칠하고 있는 사람들을 봤을 땐 왠지 모르게 경탄을 하게 됐다. 상점에서 완제품을 볼 땐 그냥 물건으로 보게 되지, 누군가의 손길이 닿았다는 건 잘 상상이 가지 않으니 말이다. "Bat Trang"이라고 찍혀서 나오는 고급 도자기들이 이렇게 누군가의 노력과 집중으로 탄생했다.

 

 

 

전형적인 시골마을 골목이었다. 아이들이 자전거 타고 슝~

 

 

 

 

이런 공장, 창고가 많았다.

 

 

 

무늬 따라 색을 칠하고 있었다. 정녕 핸드메이드!

 

 

 

햇살이 내리쬐는 평화로온 골목을 거닐었다.

 

 

 

어느 집 담벼락에 만발한 진분홍 꽃도 보고

 

 

 

빨래줄에 널린 아기 옷도 구경.ㅋㅋ

 

 

 

베란다와 옥상 한가득 넝쿨 꽃을 키우는 집이 많았다

 

 

 

외국이라 요런 것도 예뻐보이고

 

 

 

전봇대 기둥도 신기방기

 

 

 

심지어 찢어진 벽보도 뭔가 있어보여!!

 

 

 

집 마당에 쌓아둔 도자기들

 

 

 

저 노란천막을 뚫고 걸어왔다ㅎㅎ 오고나니 웬 팻말이 있고 사람들이 다 돌아서 길을 가길래 구글번역 돌려보니...

 

 

 

다른 길로 돌아가라고.ㅎㅎ 천막친 집은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하는 중이었다

 

 

 

양복 차려입은 아저씨와, 전통복 멋있게 입은 할머니

 

 

 

우연히 마주친 한글! 헌데 청계천 '복원'이 아니고 '븍원'ㅎㅎ 번호도 베트남 번호ㅎㅎ 뭐죠? 

 

 

 

쇼핑은 못 했지만, 너무 재미났던 동네 구경이었다.٩( ᐛ )و 이 좋은 걸 혼자 봤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헌데 이때가 2시 넘은 시각. 마을에 식당이 하나도 없어 점심을 못 먹었은 상태였다. 배도 고프고, 빈손으로 집에 돌아갈 수 없어서 도자기 시장까기 가보기로 했다.

 

도자기마을 입구와 도자기시장 위치가 다른데, 도자기마을 입구에서 시장 입구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린다~ 나처럼 이곳저곳 구경하다보면 1~2시간은 훌쩍 더 걸릴 수도 있다. 도자기 사는 게 목표라면 도자기 시장으로 바로 직행하는 게 훨씬 낫다. (47A버스는 종점이 도자기시장!)

 

 

 

 

시장에 가까워지니 드디어 장사할 생각이 있는 가게들이 보였다ㅎㅎ

 

 

 

도자기 시장 입구!

 

 

 

우와~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도자기 천국이었다. 가게도 많고 쇼핑온 사람도 많고. 나중에 보니 대형버스로 온 단체관광객도 있었다.

 

드디어 쇼핑할 생각에 신이 나서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아쉽게도 어르신들 취향일 법한 것들이 많았다. 다소 올드하고 촌스러웠다.(。•́︿•̀。) 나는 심플하거나 유니크한 디자인을 원했는데 그런 것은 거의... 더군다나 애초에 사고팠던 수저는 아예 파는 곳이 없고, 머그잔도 거의 찾기 힘들었다. 주로 찻잔과 주전자, 그릇들을 판매했고, 식당용으로 보이는 것도 많았다. 아니면 제단, 절에서 쓰는 특수용품들이었다.

 

 

 

그 중에서 찾은 조금 감각이 느껴지는 그릇

 

 

 

특이했던 부엉이 접시! 귀여워서 살까 싶었지만 집에 찬장이 작아서 보관이 힘든 관계로 포기ㅠㅠ

 

 

 

예쁜 주전자!

 

 

 

쁘티 찻잔. 찻잔세트와 주전자를 정말 많이 팔았다~

 

 

 

제단이나 절에서 쓰는 도자기용품들

 

 

 

고풍스런 멋이 있는 촛대. 사고팠으나 쓸 데도 없고 쓸 줄도 모름 (๑´◡ુ`๑)

 

 

그렇게 하염없이 구경하다가 엄청 깊숙한 안쪽까지 들어가버렸다.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내 취향이 없고 물건도 거기서 거기라, 이제 그만 돌아가야겠다~ 싶을 때 쯤 완전 현대적인 디자인을 봤다!

 

 

 

띠용!

 

 

왜 이제야 나타난거야~ 급 신남.ㅎㅎㅎㅎ

나는 작은 화병을 샀다. 지난 번 호안끼엠에서도 화병을 샀는데 또 샀다.

 

▼ 호안끼엠 핸드메이드 도자기샵 추천

2019/12/18 - [:: 해외 ::/베트남(2018.8-9_2019.11-12)] - 유니크한 핸드메이드 샵! 다 털어 오고 싶었다ㅠㅠ <드래곤플라이(Dragon Fly)>

 

사진으로 다시보니 예쁜 게 참 많다. 왜 달랑 화병 1개만 샀는지 과거의 나를 이해할 수 없네...?! 아쉽다.ㅠㅠ

 

 

여하튼 지금까지 구경한 도자기들과 너~무 다른 디자인이라 어디 물건인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브랜드 이름으로 OEM 생산하는 것들 중 B급 상품을 파는 거였다! 그래서 저마다 바닥에 다양한 브랜드명이 찍혀있었는데 독일, 프랑스 등 그 국가도 다양했다. 물론 made in Vietnam도 잊지않고 써있다.

 

내가 산 화병도 EQ3라고 적혀있다. 검색해보니 캐나다 홈스타일링 브랜드라고. 심지어 EQ3 홈페이지에 똑같은 게 20%세일해서 12,000원에 올라와 있다. 홈페이지를 확인하고는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유는 나는 4000원에 구매했기 때문.ㅋㅋㅋ 주인아줌마가 한 푼도 안 깎아줘서 약간 바가지 쓴 줄 알았는데, 조금 비싸게 샀어도 상관이 없어졌다.(∗❛⌄❛∗)

 

사실 다른 머그나 비슷한 크기의 그릇들이 3~5천원 선이니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크기가 작은 것들은 더 싸고 큰 것들은 당연히 더 값이 나간다.) 밧짱 도자기시장에 간다면 이 곳을 왕추천하고 싶다! 다른 곳들은 여길 오기 위한 길목일 뿐...★ 시장 안을 하염없이 돌다가 만난집이라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으나 간판과 외관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아래에 있음.

 

 

 

 

매우 예뻤으나 금이 간 것도 있어서 잘 보고 사야했다

 

 

 

한국이었으면 이거 샀다. 흑

 

 

 

호안끼엠 어느 가게에서 120,000동에 팔고 있던 머그. 요기선 60,000동!

 

 

 

멋진 남자몸은 없나요~? 없었다.ㅎ

 

 

 

자라홈 머그들도 있다

 

 

 

이 가게 외관과 간판!

 

 

부디 누군가가 이 가게 다녀와서 쓸어왔음 좋겠다!ㅎㅎㅎㅎ

 

 

 

 

 

 

 

 

 

 

 

 

점심으로 시장입구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서 쌀국수 한 그릇:^)

 

 

 

집에 갈 땐 47A 버스를 탔다. 거의 새버스라 깨끗~

 

 

 

버스 타고 있다가 버스도우미(?)에게 돈주고 티켓 끊으면 된다. 350원!

 

 

 

나중되니 사람이 미어터짐.ㅎㅎ 할머니들이 타자 사람들이 다들 자리를 양보해서 나도 양보했다. 어릴 때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인데 반해 다른 나라에선 자리양보도 안한다고 학교선생님이 말씀하셨으나, 내가 가본 모든 나라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양보를 잘했다.ㅎㅎ

 

 

 

롱비엔 버스정류장(버스환승센터) 도착!

 

 

 

이렇게 밧짱 도자기마을, 도자기시장 구경이 끝났다.

 

원래 밧짱 중에도 한국인들에게 핫한 LChome도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피곤하기도 했고, LChome 후기들을 보니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은 것 같아서 과감히 패스.

 

밧짱은 베트남 오기 전부터 위시리스트에 올려뒀던 여행지인데, 이렇게 가고나니 숙제 하나 끝낸 것처럼 뿌듯했다. 마을도 너무 아기자기 예뻤고, 도자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마지막에 괜찮은 가게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던 것 같다. 

 

 

 

왼: 호안끼엠에서 오: 밧짱에서 구매한 화병. 이거 사려고 밧짱까지 갔니 나님?

 

 

 

나처럼 하노이에 오래 거주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갈만한 곳이고, 만약 짧은 여행이라면 크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일단 도자기 마을인데 예쁜 도자기 찾기가 힘든 이유가 가장 크다. 호안끼엠 기념품 가게들엔 엄선된 도자기들을 파는 반면에 밧짱은 보물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녀야 한다.ㅎㅎ 도자기 만드는 체험장도 있긴 한데, 즉석에서 가져가면 다 깨지고, 구워서 받으려면 며칠이 걸린다.

 

다만, 도심인 하노이에서 벗어나 베트남 현지인들이 사는 마을을 구경하고 싶다면, 추가로 도자기 구경을 하고 구매는 꼭 안해도 되고ㅎㅎ를 생각하는 거라면 과감히 추천하고 싶다! 이유는 하노이에서 제일 가깝고 유명한 근교마을이자 실제로 가보니 정말 예쁘고 특색있는 동네였기 때문이다. 또한 호안끼엠 근처인 롱비엔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으니 반나절 투자해서 다녀올 만하다. 여행 중에 베트남 버스를 언제 또 타보겠는가~ 운이 좋으면 맘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수도 있다규ㅎㅎ

 

혹시 간다면 제가 갔던 그 가게를 가서 꼭 쓸어와주세요. 저 대신~ㅠㅠ

 

 

 

밧짱 도자기 마을, 도자기 시장 후기 끄읕~

 

 

 

***다음 이야기는 <실망스러운 맛집 Best3>!!***